처음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고서는 신세계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첫 서너 달은 밀리의 서재 이용 시간이 아래와 같았기 때문이다.
한 달에 독서 시간이 40~50시간이 되려면 하루 평균 1~2시간씩은 읽어야 한다.
보다시피 하루라도 밀리에 접속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만큼 밀리의 서재가 지금처럼 읽는 행위에 흥미를 붙이는 데는 큰 도움을 주었다.
밀리의 서재 외에도 다양한 전자책 플랫폼을 이용해서 e북을 읽어왔는데,
그러면서 느끼게 된 효과적인 전자책 독서법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우선, 본인에게 잘 맞는 기기를 선택하는 일이 중요하다.
나의 경우에는 크레마도 써 보았고 태블릿도 써 보았지만,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평소 사용하는 스마트폰이었다.
크레마나 태블릿은 폰보다 가독성 면에서는 장점이 있었지만,
접근성 면에서는 부족함이 있었다.
밥 먹다가 꺼내서 읽고,
소파에서 읽고,
자기 전에 읽으려면
언제든 쉽게 펼칠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
커뮤니티를 쏘다닐 시간에 밀리를 켜면
훨씬 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에 즐거움을 느꼈다.
기기를 선택했다면, 다음으로는 본인의 기호에 맞게 화면을 세팅해야 한다.
종이책이 그렇듯이 전자책도 마찬가지라서,
책마다 조금씩 페이지 기본 설정이 다른데
전자책은 본인에게 맞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대개의 전자책 어플들이 캡쳐가 안 되기 때문에 사진을 가져오기는 어렵지만,
밀리의 경우 "보기 설정" 메뉴에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배경색, 글꼴, 글자 크기, 줄간격, 좌우 여백, 상하 여백 등이다.
나의 경우 눈이 최대한 편안한 색감과,
텍스트가 한 눈에 들어오는 환경을 선호한다.
줄 간격과 상하좌우 여백은 조금 적게 주고
글자도 기본 설정보다는 살짝 줄인 후에
배경색은 칠판색으로 둔다.
전자책을 읽을 때는 스스로의 읽기 과정에 집중하면서 최대한 천천히 읽는다.
뻔한 이야기 같지만 연구 결과에서도 밝혀진 바가 있다.
나오미 배런은 그의 저서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싱어 트래크먼과 동료들이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컴퓨터 스크린을 사용할 때 읽는 속도가 종이로 읽을 때보다 더 빨라지고, 독해 점수는 더 낮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좀 더 확실한 증거는 그보다 나이 어린 1~6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온다. 아이들(특히 저학년생)은 종이보다 디지털로 읽을 때 속도는 빨라지고 실수는 더 많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스크린으로 읽을 때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독해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사실에 놀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읽는 속도와 정확성의 반비례 관계를 이야기해 왔다. (159쪽)
tl;dr(too long, didn't read) 현상이 말해주듯 온라인 환경에서는 글을 흘려 읽기 십상이고,
그런 상황을 많이 겪어 온 우리 몸은 전자책에 대해서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나 또한 얼마 전에 그런 비슷한 경험을 했다.
요즘 조병영 교수가 쓴 『읽는 인간 리터러시를 경험하라』를 종이책으로 읽고 있는데,
그 날은 밤에 잠자기 전에 한 챕터 정도만 더 읽고 싶어서 밀리로도 다운을 받았다.
종이책에서 읽던 내용에서부터 이어서 읽으려는데
종이책으로 읽을 때와는 다르게 현저히 얕게 읽고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느껴져서 좀 당황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밤이라서, 피곤해서 그런가 싶었지만 다음 날 낮에도 밀리로 읽는 데 다소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천천히 읽어야겠다고 의식하고나서야 좀 더 깊이 이해하면서 읽고 있음을 느꼈다.
의식적으로 읽기 속도를 조절하고,
잠시 멈춰 생각을 더해가면서 읽을 때 전자책 독서의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사용하는 또 한 가지 방법은 기록하면서 읽는 것이다.
종이책을 읽을 때는 띠지를 붙여가면서 나중에 다시 읽고 싶은 부분은 표시해 두는데
전자책에서는 하이라이트 기능을 이용해서 밑줄을 긋고, 그 부분에 따로 주석을 달아둔다.
그렇게 표시해 둔 주석들은 나중에 별도로 관리하는 툴에 모아 둔다.
그러면 나중에 글을 쓸 때나 해당 주제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서,
모아둔 주석들이 제법 큰 도움을 준다.
전자책은 종이책에 비해 검색이 편하고,
디지털화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서
기록하고 주석을 달아두기에 더 요긴하다.
밀리의 경우 하루에 공유할 수 있는 텍스트의 양이 정해져 있다.
(작년 초까지는 없었는데, 작년 후반부에 생겼다 ㅠㅠ)
여태 전자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내가 선택한 읽기 전략은 위와 같았다.
아주 기본적인 내용인 것 같지만,
디지털 읽기에 대한 필요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오히려 기본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먄약 여러분이 발견한 더 좋은 디지털 읽기 전략이 있다면 이 글에 댓글로 달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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