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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교육

[자녀교육] 정보 검색 기본기 길러주기(Feat. 우리 아이들이 자장가 고르는 방법)

얼마 전에 밤에 잘 때 아이와 어른의 방을 분리했다.그랬더니 아이가 아직은 조금 불안한지,

잠들 듯하다가 울며불며 어른 침대 맡으로 찾아오는 아이를 보면 내심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불안한 마음을 녹일 수 있도록 자기 전에 자장가를 틀어준다.

 

출처 <Pixabay>

 

처음에는 자장가를 틀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더니, 이제는 자장가를 스스로 고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직 아이 스스로 검색어를 타이핑하기는 어려워해서,

음성으로 입력을 하도록 가르치고 도와주고 있는데 매번 똑같은 검색어를 말했다.

 

"자장가"

"잠잘 때 듣기 좋은 음악"

 

이렇듯 처음에는 넣었던 검색어는 지루하고 반복적이었다.

몇 날 며칠이고 단조로운 패턴의 검색어만 주구장창 넣길래,

듣고 싶은 악기나 분위기, 동물 이름과 같은

단어를 추가하여 검색어를 변주하도록 했다.

다음처럼 말이다.

 

"잠잘 때 듣기 좋은 하프 음악"

"피아노 자장가"

"토끼 음악"

"고양이 노래"

 

그랬더니 처음 검색어로 넣었을 때 출력된 영상의 목록과 지금 출력된 영상 목록은 제법 차이가 있다.

조금 더 본인이 원하는 정교한 느낌의 음악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돼지토끼 음악"이라고 검색을 하더니,

장윤정의 "돼지토끼"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출처 <유튜브 캡쳐>

 

난 이런 노래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이 노래를 한번 들어보더니 퍽 재밌는지 요즘은 이 노래를 꼭 틀어달라고 한다.

예상했듯 이 노래는 장윤정씨 특유의 뽕끼 섞인 목소리의 곡으로,

틀어주면 잠들기는 커녕 오히려 흥이 올라서 노래를 신나게 부른다.

뭐, 그래도 잠 들기 전에 불안을 줄여주는 목적이라면 달성한 것 같기도 하다만...

 

우리 아이들의 첫 번째 검색어 선정은 '자장가'라는 사소한 문제지만,

앞으로 무수히 '자장가'를 대신할 단어들을 골라야 하는 선택의 상황에 놓일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충분하게 더듬어보고,

떠오른 생각을 정교하게 가다듬고,

그에 맞는 검색어를 잡아내는 힘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역량의 바탕에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어떤 주제에 대해 태블릿으로 조사 학습을 시키다 보면 검색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세종대왕"에 대해 검색해 보라고 하면 네이버에서 "세종대왕"으로 찾고,

첫 번째로 나오는 블로그에 나오는 내용 그대로 베껴서 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조금 나은 아이는 사이트를 바꿔가며 "세종대왕"을 쳐 보고,

백과사전에서 얻은 결과를 가져온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매체 활용 경험이 많은 어른들의 입장에서도

효과적인 검색 방법에 대해 충분히 배워본 적은 없다.

각자의 방식대로 디지털 기기를 다루면서 스스로 터득해가고 있을 뿐.

여태까지의 경험을 통해 내가 깨달은 방법으로,

나는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정보를 얻기 위한 요령에 대해 설명한다.

 

1. 같은 검색어로 여러 사이트와 링크를 탐색하면서 신뢰도를 검증하라.

  - 먼저 나오는 사이트가 가장 믿을 만한 사이트는 아니다.

2.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기 위해 출처를 살피고, 가능하다면 원문을 보라.

  - SNS에서 얻은 정보는 대개 출처를 알기 어렵다. 쉽게 나에게 오는 정보는 신뢰도가 낮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3. 처음 떠오른 검색어와 다른 방법으로 자료를 찾을 수 있는 수단을 떠올려 보라.

  - 내가 찾고 싶은 자료를 얻기 위한 적확한 검색어를 떠올릴 방법을 고민하라.

4. 뉴스라고 다 사실만을 말하지는 않는다. 저자나 기관에 따라 글의 관점이 다를 수 있다.

  - 글의 작성자는 누구이며, 글은 누구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생각해 보라.

 

사실 어린아이들의 수준에서 모두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만하고,

이 내용을 반복적으로 지도할 때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는 아이들의 미디어 생활에 대해 어른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어른들이 꼰대질 하고 싶은 마음을 조금은 내려놓고 아이들과 꾸준히 소통해야 함을 뜻한다.

 

그리고 아무래도 교사보다는 부모가 좀 더 적절한 시기와 상황에서 개입할 여지가 크리라 본다.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