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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년제/학부모로서

[20250331] 학부모 책 읽어주기 동아리 사전 회의 참석 후기

3월 31일(월) 학부모 책 읽어주기 동아리 사전 회의 참석 후기

 

아이의 학교에는 '학부모 책 읽어주기 동아리'가 있다.

1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점심시간에 약 15분 가량 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하는 동아리다.

둘째가 1학년이기도 하고, 학부모로서 학교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이기에 신청을 했다.

 

처음에는 15명을 최대로 모집하되 12명 이상이 신청하면 운영하고,

그 이하면 활동이 이뤄질 수 있겠다고 안내가 왔었다.

오늘은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사전 회의 차 학교도서관에서 모였다.

 

조금 일찍 도서관에 도착한 나는 사서선생님께,

신청하신 분 중에서 아버지도 있는지 물었다.

본인도 신청자의 이름만 봐서는 성별을 구별하기 어려운데,

작년의 경우 신청하신 어머니가 나올 수 없는 사정이라 한번 나오신 아버지가 있었다고 했다.

 

곧 신청한 학부모 9명이 모두 모였다.

역시나 남성은 내가 유일했다.

테이블에는 고급스런 과자와 음료가 놓여 있었고,

회의에 앞서 교장선생님이 도서관에 들러 학부모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학교 교육에 도움을 주셔 감사하고, 학교에서도 독서지도에 힘쓰겠다고.

이런 자리에 교장이 얼굴을 비추면 학부모로서는 사기가 올라가고,

학교를 좀 더 신뢰하는 마음이 생긴다.

덕분에 지난 총회 때보다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동아리 명칭은 '북맘'이었는데,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어머니라는 데서 '맘'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리라.

부족한 인원은 학교 도서부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운영하기로 했다.

 

사서선생님이 오늘의 안건을 설명한다.

동아리 대표 뽑기, 모둠 조직 및 일정 계획 수립, 도서 선정.

총 세 가지로 이야기를 나누면 된단다.

 

(사실 학부모로서 참여하면 항상 회장을 뽑을 때는 청일점이라는 이유로 부담이 느껴진다.)

내가 가만히 물었다.

"모두 1학년 학부모님이신가요?"

사서선생님이 답한다.

"두 분은 2학년 어머니세요."

그러더니, 2학년 어머니 중 한 분이 자신이 대표를 맡겠다고 한다.

다들 박수를 치고, 다음 안건으로 넘어간다.

 

사서선생님이 1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책을 읽어주게 된다는 점,

점심 때 15분 가량 시간 주어지고 도서관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는 점,

담임선생님들은 급식차 정리와 5교시 준비를 위해 해당 시간에 동석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한다.

자녀의 학교는 급식차가 교실로 오는 방식으로 급식이 이뤄지고,

대상이 1학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담임이 점심시간에 바쁠 거라는 점은 수긍이 간다.

 

모둠을 조직한다.

3인 1조 또는 2인 1조로 운영이 가능한데,

작년에 운영해 보신 분들 경험으로는 3인 1조가 나을 거란다.

빅북을 들어주는 역할, 읽어주는 역할, 아이들 착석 지도하는 역할 등이 필요하단다.

때에 따라서는 사서선생님이 아이들 통제는 도와주실 수 있는데,

점심시간은 아이들이 많이 오는 시간이므로 작년에 운영해 보니 쉽지 않더란다.

그래서 우리는 3인 1조로 운영하기로 하고, 인원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은 5학년 도서부 아이들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학부모 3조, 도서부 1조 해서 총 4조가 돌아가는 셈이다.

 

연간 일정을 보니 조별로 6번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

한 두 사람이 의견을 내다보니,

순서 배치 기준은 자녀의 반에는 적어도 한번씩 들어가도록,

너무 연이어 차례가 돌아오지 않도록 하자고 의견이 모인다.

나 역시 우리 아이의 반에 몇 번 들어가는지가 우선적으로 눈에 들어왔다.

아이와 총 2번 만나게 돼서 기뻤다.

 

다음은 도서 선정 순서다.

도서관에 마련된 빅북들은 약 50여권쯤 되는 듯했다.

어머니들 중에서 독서 지도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적절한 책을 추천하기도 했고,

작년에 읽어준 경험이 있는 분들이 시기, 주제를 고려해서 순서를 제안한다.

어느 정도 목록이 추려졌다.

 

대표 어머니가 오늘 회의한 내용을 사진으로 남겨두고,

오후에 사서선생님께 연락처를 받아서 단체 톡방을 개설하기로 하며 마쳤다.

공식 회의를 후 어머니들은 개별적으로 책 읽어줄 장소를 확인해 보고 헤어진다.

 

이 때쯤 2학년 학부모님 두 분께 여쭈었다.

"1학년 대상 프로그램인데, 2학년 부모님이 어떻게 참석하시게 됐어요?"

"학교에서 도서 봉사도 하고 있고, 작년에 이 프로그램 참여해 봤는데 재밌었어요. 작년에 하신 분들도 분위기가 좋아서 올해도 같이 하자고 했더니, 저랑 이 어머니만 남았네요. (웃음)"

 

수고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책을 읽어주게 될 장소를 눈에 담아둔 후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