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일(화) 둘째 입학식 다녀온 소감
드디어 둘째가 1학년 입학을 했다.
입학식에 학부모로서 참여하는 과정에서 관찰했던 점을 기록해 본다.
우선 1층 현관으로 들어가 아이 이름이 적힌 이름표를 받았다.
그리고 입학식이 진행되는 강당으로 이동해서,
아이와 나란히 앉을 수 있도록 배치된 의자에 착석한다.
아무래도 학교가 학부모들의 관심도가 높은 지역에 속해 있어서 그런지 부모가 모두 참석한 경우도 많고,
조부모까지 동석한 팀도 제법 여럿 보였다.
그렇지만 아이와 함께 앉는 자리에 앉은 어른의 성별은 80~90% 가량이 여성이다.
물론 엄마의 출근 등으로 아빠가 대신 참석한 경우도 있겠으나,
대부분의 가정에서 주양육자 역할은 엄마의 몫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생각한다.
행사 순서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았다.
1. 개회사
2. 국민의례
3. 담임소개
4. 입학허가
5. 환영인사
6. 교가 제창
7. 폐회사
10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10시 20분 경에 모두 마무리 되었고,
아이들은 담임선생님과 교실로 이동해서 한 시간 가량 수업을 진행한다.
그 후, 11시 20분에 부모가 아이들을 데리고 하교하도록 되어 있었다.
중간에 비는 1시간 동안은 교감선생님이 앞에서 학부모 연수와 학교 생활에 대한 안내를 진행했다.
첫째가 입학했던 해에는 비는 시간 동안 학부모들이 교실 앞에서 아이들 촬영을 했다던데,
이번처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연수하는 시간을 마련한 점은 좋았다.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이나 아이들에게도 집중을 돌려줄 수 있고,
학부모들의 궁금증도 풀어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학부모 연수의 전반적인 내용은...
1학년 교육과정 개관(국가 수준, 학교 특색 등),
1학년 발달 특성,
학부모 상담 신청 방법,
결석계 등 행정 관련 안내,
학교 생활 안내(시정 운영, 하루 일과, 도서관 이용, 학부모 소통 창구 등),
학부모의 학교 출입 방법에 대한 안내,
협조를 부탁하는 말 등이었던 것 같다.
내가 교사일 때도 비슷한 내용으로 연수를 했으리라 싶을 만큼 중요한 내용이었지만,
학부모의 입장이 되어 보니 참 귀에 안 들어온다.
교육에서 주도권을 가져야 할 주체를 따져 봐도,
이 날 행사의 진행을 생각해 봐도,
주도권은 학교에 있어야 한다는 점은 자명한데,
소통이 일방향이기에 학부모들은 그저 객으로 앉아 있다 떠나는 느낌이다.
나중에라도 학부모들에게 행사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보는 것도 좋았을 것 같은데.
졸업식 후에 잠깐 첫째 아이의 교실에 들러 우산을 전하려 했다.
어쩐지 담임의 눈에 띄지 않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내 교실에 아이를 만나러 들르는 학부모들도 이런 마음이겠구나 싶었다.
그러고는 이 날 오후에 읽었던 아래 글이 오전의 경험과 연결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했다.
기본적으로 학부모가 전경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은, 실제로 그렇든 그렇지 않든, 교사 자신이 맡은 일이 비교적 매끄럽게 잘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 교사가 부대적으로 처리해야만 할 일이 없다는 의미, 궁극적으로는 교사가 다른 것 신경 쓸 필요 없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출처: 초등교사가 체험한 교사-학부모 관계에 대한 자문화기술적 사례연구_ 관계 규정과 관계 상황을 중심으로(강진아, 2023) |
교사들이 의식하든 아니든, 그들이 직접 대면하는 아이들은 늘상 전경으로 존재하지만,
배경으로 존재하던 학부모가 전경으로 떠올라오는 순간은 불편함을 유발하리라는 염려 때문일까?
학교가 좀 더 개방적인 거점이 되어야 할 필요에 대해서도 느끼지만,
학교가 왜 위축될 수밖에 없는지 안다면 그렇게 열어 젖히라고 요구만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서로가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의 상황을 더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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